"그래, 떠나자." 이 마음을 먹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.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며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항상 내 속 깊은 곳에서 수 없이 되뇌던 그 말.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팍팍했고, 나는 떠나기 위한 여유를 갖지 못했다. 일상으로부터 탈출은 머리 속에만 있었고, 내가 발딛고 있는 현실은 야근의 반복이었다.
2011년은 삶이 참 고됐다. 일이 고되기보다는 내 몸이 고됐다. 위궤양, 십이지장궤양, 간수치 등의 문제가 생겼고,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할 상황이 발생했다. 일단 나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, 집에서 아픈 몸을 달래며 몇 달간을 쉬었다.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도서관에서 책을 보던 중 우연히 발견한 중국 윈난성에 관한 책, 책 곳곳에 펼쳐져 있는 중국의 다양한 소수민족들의 삶과 화려한 풍경은 "그래, 떠나자."라는 외침을 다시 불러왔다. 그런데 나는 왜 다른 곳이 아니고 윈난성을 가기로 마음 먹을까? 단순히 도서관에서 본 책으로 윈난성을 결정했다면, 그동안 내가 도서관에서 책으로 봤던 산티아고, 시코쿠, 터키 등이 여행지로 결정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?
사실 중국 윈난성을 한 번 방문하자고 마음 먹은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. 2006년 상해를 방문했을 때 서점에서 우연히 봤던 윈난성의 사진들과 기록들, '리지앙 고성', '호도협', '옥룡설산', '메리설산', '샹그릴라', '쓰린', 그리고 다양한 소수민족들의 삶 등의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었고, 또한 2009년 EBS에서 반영한 '중국 인문기행'은 나를 더욱 윈난성에 매료되게 했다. 예전부터 강하게 남아 있던 윈난성의 인상과 매력이 내가 이번 여행지를 선택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나 한다. 물론 경제적인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.
이렇듯 막연하게 가고 싶어 했던 곳을 가기로 실천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 셈이다. 이를 실천하기 위해 나는 직장 생활을 해야 했으며(여행 자금), 또 아파야 했다. 아프지 않았다면 여지 것 현실 투덜되며 무한히 반복되는 일의 무게를 가까스로 버티고 이었을 것이다.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고 병원에서 일상 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는 비행기표 예매를 했다. '쿤밍' 왕복표(이 왕복표는 여행 내 나에게 많은 걱정 거리를 주었다.)를 예매하고, 중국 관광비자 신청하고,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, 책을 사고... 여행을 준비하는 것도 꽤나 바쁘고 정신없는 일이었지만, 그러나 예전부터 꿈꿔온 일들을 해나가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자 기쁨이었다.
드디어, 12월 1일 중국으로 출국. '나에게는 떠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즐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있다.'라는 자신만만한 마음을 먹은 채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.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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